내돈내산 책과 물건 리뷰

인증을 받은 지속가능한 참치? 그 인증은 믿을 만할까? (feat. 영화 씨스피라시)

지금식량 미래식량 2022. 6. 21. 11:27
반응형

 

평소 참치를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참다랑어를 잡기 위해서 바다로 나간 어선이 어업 과정에서 다른 바다생물( 거북이, 고래, 상어, 가오리 등등 그 종류는 특정할 수가 없다)까지 다 끌어올려 잡아들인다는 걸 알고 난 뒤 부터이다.

보통 FAD라는 집어장치를 사용하는 어업방식으로 참치를 잡는데, 이게 문제다.

돈이 되는 참치를 제외한 나머지 생물은 그들의 눈에 불필요한 쓰레기.
숨이 멎은 생물은 다시 바다에 버려진다.

지속가능하려면 채 낚기 (Pole and line) 어획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는데, 예전에 어떤 영상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며칠 전 즐겨보는 유튜버가 요리하는 영상에서 김치 부침개에 참치를 넣어 먹는 걸 봤다.

신김치 들어간 부침개에 참치 들어가면 맛있지...보는데 군침이 돌았다.

그동안 참치 코너에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선 적이 많았으니 오랜만에 참치를 사먹자 싶었다.

듣기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잡는 참치가 있다던데 한번 먹어볼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종류가 뜬다. 그 중 한 곳에서 구매를 했다.

 



지속가능하다고 선전하는 참치를 구매하긴 했지만 받아보고 나서도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다.


망망대해에서 참치어선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어업을 하는지 누가 감시할 수 있을까?


바다에 한번 나가면 그 어선을 계속 따라다녀야 알텐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인증은 누가 인증을 해주며 한번 인증을 받으면 끝인 건지, 아니면 주기적으로 재인증을 하는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대량으로 유통이 되는지도 의아하다.

 

잡히는 수량이 많지 않을 텐데 말이다.

사실 구매 사이트 상세페이지에도 맛과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지, 지속가능한 방식에 대한 이유라던지 어업방식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러던 중...


넷플릭스에서 시스피라시 (Seaspiracy)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 영화에서 내 의구심에 대한 답변이 나왔다.


Q. 지속가능한 방법을 통해 잡히는지 어떻게 알까요?

A. 시 셰퍼드 컨저베이션 소사이어티' 창립자 폴 왓슨 (Captain Paul Watson)

"우선 그건 불가능합니다.
지속가능한 어업 같은 건 없어요.

그걸 증명할 만큼 물고기가 많지 않습니다.


죄다 지속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마케팅 문구일 뿐이죠"

그는 수많은 환경단체가 이 문제 해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묵인하는 건 회원들의 지지를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체야 많죠. 기후변화니 보존이니 떠드는데
다 사업이에요, 기분좋은 사업"

 

 

 

 

반응형

 

 

 

 



 



이 영화는 내 예상과 달리 쓰레기도 오염에 대한 이야기도 아닌
(이제 절반 정도 본 시점이긴 하지만) 어업에 관한,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는 물고기가 어떤 방식으로 잡히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시장에 가면 해산물이 한 가득 통에 담겨져 있는 걸 본다.


이렇게 매일같이 잡아들이는데 고갈이 안 될수가 있나, 싶곤 한다.

기후위기를 막기위해서 채식을 해야 한다,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특히 되새김질을 하는 소, 양) 물고기도 이런 식으로 잡힌다니.

 

마음 편하게 먹을 게 없다.


어망 쓰레기가 큰 문제인데 문제의식이 부족한 것도 답답하다.

바다거북이 코에 꽂힌 빨대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어망에 걸린 거북이는 우리에게 주는 충격이 덜한 걸까?

그건 어쩌면 거북이를 죽게 한 어망이 누군가의 생계가 달린 도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빨대는 안 쓸 수 있지만 어망은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 되는거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해본다.

생계가 달린 도구라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에게도 있다.

 

구두가 될 수도 있고 노트북이 될 수도 있고 양복도 있다.

만일 어느 회사원이 자신이 신던 구두를, 고장난 노트북을, 낡은 양복을 매번 바다에 버린다면 아마 사람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지 왜 바다에 버리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어망을 버리는 어선의 선장에게 우리가 관대할 이유가 있나? 그럴 이유는 없다.


생계의 도구는 도구이고 그걸 쓰는 건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육지에 가서 버려야할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건 비난받을 일이다.

환경단체는 육식을 줄이자, 1주일에 하루는 고기 먹지 않는 실천을 하자, 채식을 하자고 권장하는데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과제다

 

(누군가에게는 아예 시도하지 않는 과제).

그런데 해산물까지 적게 먹으라고 캠페인을 하면 시민들이 동의 안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라면 그런 단체를 신뢰를 할 것 같다.

 

마음은 적잖이 불편하겠지만 그 단체에 대한 불편이 아니라 이런 현실에 대한 불편일 것이기 때문이다.

풍족의 즐거움을 이미 알아버린 후 풍족을 의식적으로 내려놓기란 참 쉽지 않은 일.

생각이 많아진다.

인증이라는 건 기준이 높아야 하는데 장사하듯이 인증 마크를 내어준다는 걸까?

회의감이 든다. 화딱지도 난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데 더 그렇게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