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이맘 때쯤에 내가 읽은 주식 책이 있다.
아마 기억하기로 내가 읽은 첫 주식 책이다.
허영만 작가가 그린 주식 만화 <3천만원> 이었다.
7개월 뒤 또 한 권을 읽었는데 <왜 주식인가?/ 존리> 였다.
그해 회계란 것에 관심이 생겨 관련 책을 보게 되었다.
다 생소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었으나 일단 읽었다.
이해되는 것은 그렇구나 이해하고 모르는 것은 넘겼다.
주식에 대해서 얼마나 엄두가 안 났으면 대강이라도 좋으니 최대한 쉽게 설명해 줄 것 같은 만화를 보았을까.
<3천만원>이라는 책을 봤기 때문에 문턱에 발이라도 걸쳐볼 수 있었다. 당시 그 만화 덕에 주식 계좌 개설을 해봤다.
딱 개설만 했다. 증권사가 삼성증권이었는데, 그 레이아웃이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게 요인이었는지 그 후 앱을 한 두 번 열어보고 쓰지 않았다.
3년 전 일이다.
그 후 내 돈을 소액이라도 넣어봐야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몇 만 원으로 주식이라는 걸 처음 해봤다.
적게 나마 '내 돈'이 들어가니까 공부를 하게 되었고 주식을 공부하다 보니까 경제의 기본 지식이 필요해졌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수순이었다. 경제를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하는 것.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그 후 꾸준히 경제 관련 책을 읽었는데, 여기서는 경제공부가 생각지 않게 대선후보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실 어떤 후보를 선택할 때 그 후보의 모든 공약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의제의 가짓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외에는 각자가 관심있는 몇 가지 사안을 중심에 놓고 후보를 고르기 마련이다.
후보의 말을 들어도 내가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냥 넘기게 되기 마련이라는 걸 새삼 깨달은 건 그동안 내가 경제를 공부해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글도 그렇지만 말도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사람이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말을 쉽게하는 정치인을 보기란 쉽지가 않다.
의도적인 게 아닌 정치인도 있을 것이고, 의도적으로 그런 정치인도 있을 것이다.소통을 하고 싶어하는 정치인은 쉽게 말하는 법을 고민할 것이다.
이번에 삼프로TV에 출연한 대선 출마 후보들의 영상을 봤는데 후보들이 주식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귀가 쫑긋해졌다. 예전 같으면 별 생각하지 않고 들었을 것이다.
저 후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달라진 점이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기쁜 점이다.
내가 뭣도 알지 못하면 후보의 말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고가 없다. 그냥 '경제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겠으니까 정치인들이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한 가지 더. 부동산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후보들이 부동산 정책을 이야기할 때는 주식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동의도 안 되고 비동의도 안 됐다.
평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분야고 관심이 없으면 전혀 알아보지 않는 성향인지라 내 생각이란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의미있는 변화다.
후보가 한정된 시간안에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자리에서 잘 모르는 국민을 위해 부동산의 A-Z를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누구는 이해를 하고 누구는 이해를 못 한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면 어떤 후보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고, 해결책을 알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 안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고르는 중요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정치인도 공부를 해야 하지만 국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경제 공부를 해보고 나서 새삼 느꼈다. 좋은 인상만 남기려는 정치인, 목소리만 큰 정치인, 이기려고만 하는 정치인 말고 제대로 준비된 정치인을 고르려면 기본은 알고 있어야겠다고 말이다.
경제공부를 하기 전보다 경제 공부를 하고 나서 공부의 필요성을 더 느끼는 아이러니라니.
알게 되면 얼마나 몰랐는지를 알게 되어서인 것 같다.
경제공부 시작하기를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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