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가 일부 있습니다.
야외 활동을 나갔다가 벌이 자꾸만 주변을 윙윙 대며 따라다닌 경험 있으신가요?
그런 드라마 한 편이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인간 VS 벌 이라는 작품이에요.
제목만 보면 다큐멘터리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요.
아닙니다.
주연 배우를 보면 다큐가 아니란 거 감이 오실거에요.
코미디 영화 [미스터빈] 으로 유명세를 탄 로완 앳킨슨이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은 너른 저택 주인이 며칠 집을 비우는 동안 일당을 받고 집을 지키기로 했죠.
집에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있고요.
곧이어 또 하나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벌' 한 마리 입니다.
이 벌이 처음엔 사실 별 것 아니었는데 점차 사람을 돌게(?) 만듭니다.
주인공이 점차 이 벌에 집착하는 수준에 이르는 과정을 우리는 지켜보게 되죠.
별 것 아닌데 소란을 벌이니까 초반에는 재미있다기 보다는 골치가 아프더라구요ㅋㅋㅋㅋ
왜 저래...남의 집을 어쩌려고 저러나 싶고요 ..ㅋㅋㅋㅋㅋ
보다보면 로완 앳킨슨이 가진 (아마도 깨지 못할) 미스터빈의 강력한 케릭터를 새롭게 살리기 위해
기획된 영화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케릭터가 미스터빈과 많이 닮았어요.
미스터빈과 다른 점이라면 중간 중간 흘렀던 청중들 웃음소리가 여기엔 없습니다.
사실 줄거리는 단순한데요.
벌이 사람을 쫒아다니는 것을 가지고 이렇게 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놀라워요.
미스터빈(1997년 개봉) 시절을 생각하면서 주인공의 얼굴에서 세월이 언뜻언뜻 느껴졌지만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하튼,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점차 주인공이 막 가게 된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남의 집이라는 걸 의식을 하고 조심조심 행동을 했는데
벌에 집착 (정확히는 벌 쫓아내기 or 잡기 or 죽이기) 하게 되면서 눈에 뵈는 게 없어집니다.
주인공이 만들어 내는 진풍경에 빠져듭니다.
여러편의 시리즈로 되어 있고 스토리 전개는 일단락 되었는데요.
추가로 시즌 2가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저는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이 죽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감독이 이야기하려는 메시지가 이게 다가 아니고 더 있을 것 같아요.
제목이 인간과 벌이 아니라 인간 vs 벌 인걸로 봐서이렇게 지독하게 안 죽는 벌이 실제로는 벌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구요. (AI라던지 ...)
주인공을 쏘지도 않거든요. 다만 주변을 지독하게 맴돌고 성가시게 할 뿐이죠.
저는 주인공이 그냥 내버려두면 별 일이 없을 걸 가지고 거기에 집착해서 본인이 괴롭고 뚜껑열리고 다른 일도 못하고 문제를 키우는 걸 보면서
이 벌이 상징하는 게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작은 것들.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어디로 날아가던지 해서 언젠가는 없어질 생각이나 일 같은거요.
생각이 '따라다닌다' 혹은 '떠나지 않는다'는 표현을 흔히 하죠.
주인공이 드라마에서는 특이하고 기이하게 묘사되지만
사실 작은 일에 쉽게 동요되고 신경쓰고 생각을 곱씹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은 걸 탐하려다 큰 걸 잃는 달까요.
재미도 있었고 '집착'에 대해 생각해보게도 되는 영화였습니다.
시즌2가 나오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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