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따르면 1인당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 한다.
갑각류나 생선과 같은 해산물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된다고는 하지만, 생선을 매일 먹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그렇게 많이 먹는 걸까?
궁금했고 찜찜했다.
안그래도 평소 내 생활에서 어디에 미세플라스틱이 있을까 의심하며 지내던 차에 위 뉴스를 봤다.
어제 마트에 갔는데 고기 코너에 '고기 핏물 흡수패드' 어쩌구 하는 뉴스 안내문구가 붙어있어서 뉴스를 찾아봤더랬다.
안 그래도 나는 전부터 찜찜했는데 역시나 !!!!
그래, 그럼 그렇지 어째 찝찝했더라니!
고기 밑 패드가 부직포 비슷한 소재인 것 같은데, 씻지 않고 바로 먹을 고기에 직접 닿아있는 게 그랬다.
뉴스가 나와서 말인데, 평소 내가 접촉하는 플라스틱을 보니까 비단 이런 루트를 통해서만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게 뭐가 됐든 포장된 비닐을 뜯으면 커팅된 단면이 의심스럽다.
미세플라스틱은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 확인해볼 길은 없지만, 어쨌거나 하나였던 단면이 불규칙하게 잘려나갔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위로 잘랐을 때보다 손으로 찢을 때가 특히 그렇다.
손으로 자르면 대개는 위 사진처럼 된다.
비닐도 비닐 나름인 게 굉장히 얆고 성긴 게 있고, 위 사진처럼 질긴 비닐이 있다.
질긴 비닐이라면 미세플라스틱이 묻어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다.
그러나
꾸덕꾸덕한 소스는 손으로 포장을 찢고 그릇에 부을 때 소스가 비닐에 닿게 된다.
그럴 때 미세플라스틱이 소스와 함께 딸려오는 거 아닐까?
요즘은 건강에 좋다고 즙을 많이먹는데, 그 비닐팩도 손으로 찢으면 미세하고 불규칙한 모양으로 뜯긴다.
뜯어진 방향으로 액체를 따라마시게 되는데 찜찜해서 언제부턴가 가능하면 가위로 잘라서 먹는다.
(그런데 그 주방 가위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묻었을까봐 찜찜해서 한번 씻음)
물론, 이십 년, 삼십 년 전에도 우리는 비닐을 썼다. 라면도 먹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 우리가 쓰는 비닐의 양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늘었다.
옛날에는 레토르트 식품이 지금처럼 일상화되지 않았고,
배달을 시키면 다회용 그릇에 음식이 왔고,
일회용이라고 해봐야 나무 젓가락 정도를 썼다.
그런데 지금은 음식이 죄다 프라스틱에 담겨 있다.
우리는 하루에 비닐 포장을 몇 개나 뜯을까?
플라스틱 소재의 마스크도 사실 그렇다.
우리가 마스크를 버릴 때만 그게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되는 게 아니라
우리 얼굴의 피부와 마찰이 생길 때 혹은 사용에 의해 해어질 때 먼지 보풀 같은 게 생기는데
이것도 미세플라스틱이다.
면 마스크는 너무 답답하고 구김이 있어 쓰지 못하고,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다회용 마스크를 쓴다.
그런데 쓸 때마다 참 찜찜한 구석이 있다.
수많은 마스크가 재단이 되어서 포장되는 공장 내에 미세 플라스틱 먼지가 둥둥 떠다니지 않을까?
그렇다면 새 마스크는 미세플라스틱에서 과연 자유로울까?
근 2년 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차단했지만, 미세플라스틱을 조금씩 코로 입으로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집에서 덮는 담요도, 옷도 합섬섬유가 많은데 이것들에서 내 눈에 보이지 않게 떨어져나오는 섬유조각들도 방 바닥 혹은 공기중에 날아다닐 걸 상상하곤 한다.
언제부터 우리가 면 소재를 등지고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들어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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