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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프로세스 이코노미] 리뷰

지금식량 미래식량 2023. 7. 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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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된 책으로 구매해서 한번 읽고 내용이 좋아서 한번 더 읽었다.
 

 
 

언제부턴가 일본 저자의 책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간만에 찾은 괜찮은 책이다.
부제는 이렇다.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 전략>
 
제목에서 프로세스라는 단어가 보이듯이 내용 전체가 '프로세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 오바라 가즈히로 라는 사람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IT 비평가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 <프로세스 이코노미> 가 국내에서는 그리 많은 사람에게 읽히지 않은 모양인지 예스24 리뷰가 1개 뿐이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내용이 충분히 좋다.
 
저자가 쓴 책 중에 <놀 줄 아는 그들의 반격>, <플랫폼이다>, <나는 왜 구글을 그만두고 라쿠텐으로 갔을까> 등이 있다.

찾아보니 이 가운데 첫번째 책은 절판되었고, 나머지 2권은 판매중이다. 나중에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저자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아마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든다. 
 

 



 
 



기술 발전과 경쟁 심화에 따라 '좋은 상품'만으로는 더 이상 승부가 되지 않는 시대에서 프로세스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본문 중에 인상적인 부분을 몇 개 옮겨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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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품질보다는 마케팅이나 유통, 브랜딩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격차가 발생한다. (중략)또한 소비자들도 품질의 차이가 좁혀졌으므로 물건을 선택할 때 예전처럼 브랜드 간의 기능을 세세하게 따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프로세스'가 중요해졌다. 아웃풋 이코노미가 일정 규모에 도달한 까닭에 이제 차별화할 부분은 프로세스밖에 없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의 최신 트렌드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패션'도 같은 맥락이다.

(중략) 게다가 옷값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옷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미세한 차이를 알긴 어렵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3만 원대 청바지와 리바이스의 10만 원대 청바지는 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옷을 만드는 프로세스와 그에 얽힌 스토리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졌다. 아웃풋의 차이가 사라지면서 이제 가치는 프로세스에서 창출되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에서 등장한 것이 '프로세스 이코노미'다.

프로세스 자체를 수입원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만화가라면 만화를 그려서 팔기도 하지만 '만화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방송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 의식하지 못했을 뿐 나 역시 소비자로서 '가치를 담은' 제품을 만나면 호감이 간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구매하게 된다. 유튜브만 보더라도 크리에이터가 멋진 결과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결과를 향해 다가가는 있는 그대로의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올리면 구독자들은 거기서 정보도 얻고 인간적인 신뢰나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같은 맥락인데, 유명해서 찾아간 맛집이 다 맛있지는 않다. 가서 먹어보면 이 집은 맛은 그냥 평범한데 '스토리텔링'을 그럴싸하게 잘 했구나, 싶을 곳이 있다.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그만큼 중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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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웃풋이 완성되기 전부터 돈을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크리에이터가 1년 정도 소요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자. 이 경우 아웃풋 이코노미에서는 1년 동안 무보수로 일을 하는 셈이므로 유명하지 않은 크리에이터라면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경제적으로 버티기가 힘들다. 게다가 아웃풋이 잘 팔리지 안 팔릴지도 불투명하다. 1년이나 공들여 만들었는데 전혀 돈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프로세스 단계부터 돈을 벌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장기간에 걸친 큰 도전을 응원해주는 사람들로부터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아웃풋이 나올 때까지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다.

=>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크리에이터에게도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주고,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기반이 되어준다. 이들의 팬 입장에서도 프로세스 단계부터 들여다볼 수 있어 즐거움이 커지니 양쪽 모두에게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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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며칠 전부터 무엇이 전 세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와 같은 정보는 스마트폰만 슬쩍 봐도 알 수 있다. 세계의 한구석에서 시작된 소문도 금세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발 빠른 사람들은 그날 바로 소셜 미디어에 관련 글을 올린다.

새로운 정보를 나만 알고 있겠다는 생각은 이미 틀렸다. 정보 자체에는 더 이상 큰 가치가 없다. 오히려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여 동료를 만들고,프로세스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편이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핵심 정보를 모으는 데 유리하다.

=> 질 좋고 풍부한 정보는 세상에 공개되어 있다. 중요한 건 이것을 어떻게 가공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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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상품의 콘셉트를 소셜 미디어에 올려본다. 그리고 구독자들의 반응과 댓글을 참고해서 상품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계한다. 운동선수가 벽에 공을 튀기며 연습하듯이 프로세스를 공유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 막연하기만 했던 형태가 점점 명확해진다. 그 결과,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상품이나 서비스를 완성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다.

앞에서 프로세스를 공유하면 다른 사람이 모방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든 기능이나 성능은 복제할 수 있어도 아이디어에 담긴 가치관이나 취향까지는 따라 하기 어렵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취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 저자는 다른 사람이 모방할 것이 두렵다고 해서 프로세스를 덮어둘 게 아니라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서 공개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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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공감은 점점 중요한 능력이 되어 간다. 과거처럼 인맥이 촘촘하지도 않고 가족, 직장, 학교에서의 관계망도 느슨해졌다. 물리적 소속감은 줄어든다. 그런데 반대급부로 심리적 소속감은 커진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국가와 인종, 나이와 무관하게 친구를 맺고, 현실에서 만나지 않아도 충분히 친밀해진다. 이런 시대에는 취향과 경험, 성향과 가치관, 정치관이 맞는 사람끼리 더 가까워진다.

역대 가장 개인주의적인 시대라고 하지만 우린 여전히 관계를 맺고 어울리며 살아간다. 그 대상이 물리적으로 멀어도 상관없고,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나 사물이어도 괜찮다. 연대의 방식이 달라지는 건 욕망의 변화 때문이고, IT가 여기에 많은 기여를 했다. 가상현실과 메타버스가 현실로 더 깊숙하게 들어오면 우리가 맺는 관계는 더욱더 자기중심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 때는 역설적으로 팬덤과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지금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다. 

우린 절대 고립된 채 살 수 없다. 연결과 연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방식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

 
=>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다. 



 
 
살다가 이 책이 생각이 나는 때가 또 있을 것 같다. 24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핵심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결과도 결과지만 프로세스 (과정)가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한 시대다.
어떤 형식이든 간에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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