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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 룩 업 (Don't Look Up)> 리뷰

지금식량 미래식량 2022. 3. 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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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 <돈 룩 업>을 봤어요.

 

소개 (출처: 네이버 영화)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지구를 파괴할 에베레스트 크기의 혜성이 다가온다는 불편한 소식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혜성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24시간 내내 뉴스와 정보는 쏟아지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푹 빠져있는 시대이지만 정작 이 중요한 뉴스는 대중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이 하늘을 좀 올려다볼 수 있을까?!

 


초반은 다소 지루했는데요. 스토리 전개가 본격적으로 되면서 재미가 있었어요.

상당히 무겁고 진지하게 다룰 수 있는 주제인데 왜 장르가 코미디일까, 그 의도가 의아 했는데요.

 

다 보고 나니까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이해가 되요.

 

영화를 진지하게 만들고 싶어도 줄거리 상황이 '코미디'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코미디로 흘러갔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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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담긴 의미가 뭘까 생각해봅니다.

Don't look up은 영화속에 등장하는 캐치프레이즈인데요.

 

반대가 되는 Just Look Up 라는 대사도 있어요.

 

그런데 굳이 돈 룩 업이라고 지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거대한 혜성이 지구와 6개월 후 충돌해서 인류가 다 죽게 생겼는데,

 

이 사실을 과학적인 근거로 100% 확신한 두 과학자 주인공이 미국 백악관에 찾아가 대통령을 만나려했으나 몇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만납니다.

 

대통령은 이야기를 듣고도 100% 확률이 아니라면 70% 확률로 가자며 귀를 기울이지 않아요.

 

대단한 출신의 과학자도 아닌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죠.

 

 

대중에게 이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시청률 높은 토크쇼에도 나갔지만

여기서도 시급해하기는커녕 다른 연예 이슈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습니다.

 

진행자는 지구 밖에 외계인이 있기는 한 거냐며 농담을 쳤고,

지구가 전멸할수도 있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도 흥미롭다, 발견을 축하한다며 웃음으로 넘겨요.

 

이를 본 많은 시청자들은 여자 주인공을 두고 히스테리 혹은 우울증 환자 취급을 하며 조롱했고, 언론도 이를 보도합니다.

돈 냄새 잘 맡는 사람들에게 또 한 번 놀라웠던 건 혜성에 희귀금속이 많다며 이것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말하는 장면이었죠.

그를 통해서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생겨납니다.

 

혜성이 없을 거라 믿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혜성을 믿지만 충돌을 원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죠.

 

애플을 연상시키는 휴대폰 기업 '배시'의 CEO가 영화속에서 과학과 자본주의의 신봉자로 비춰집니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을 하기 직전
주인공들은 저녁 식사를 함께 합니다.

 

어떤 사람은 테이블에 식기류를 세팅하고, 어떤 사람은 채소를 씻고 다듬어요.

 

또 어떤 사람은 맛있는 술을 준비합니다.

테이블에 모여 앉아 아무일 없다는 듯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저는 참 의아했어요.

 

아니 이 와중에 밥이 넘어갈까? 혜성이 지구를 비켜가는 결말인가? 하고요.

 

식사 중 집안의 물건과 테이블이 흔들리고 떨리기 시작할 때에도 사람들은 그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이 때 마치 저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여객선이 물에 잠겨 난리가 난 상황에서도 계속 악기를 연주하던 음악가들이 생각났어요.

마치 그 음악가들처럼 주인공들은 자리에 차분히 앉아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이해가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는 것, 그것 외에 그 순간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더불어,

주인공들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전에 미리 폭발을 시키는 프로젝트가 오차범위를 넘어 실패하자,

대통령은 갑자기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를 뜹니다.

 

그리곤 냉동수면을 통해 다른 행성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에 오릅니다.

가끔 저는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아주 오래 전부터 굳건히 찬성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원전 사고가 나면 피신할 곳이 있는 벙커라도 있는 모양이다,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위험한 걸 어떻게 저렇게 지지할 수가 있을까 싶거든요.

 

유쾌함 마저 깃든 OST 음악이 이런 상황을 풍자하는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부족해보여 걱정인데요.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이 한결 비워지는 건
왜인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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